(추념사) 넋이나마 부디 평안하시라
4.26사건 위령제에 부쳐
미친 바람이 몰아쳐 평산들녘을 붉게 물들인 지 어느 듯 마흔 두 해.
무심한 세월의 강물이 흐르고 또 흘렀지만 바로 엊그제인 듯 뼈에 사무친 상처는 씻기지 않았다.
치가 떨리고 살이 부들거려 차마 입 밖에 내기도 두려웠던 고통의 기억.
안으로 안으로만 삭여 마침내 알알이 사리가 되어 박혔다.
그 긴긴 세월 어찌 참으셨소.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았을 그 통한의 세월을 어찌 견디셨소.
그 큰 한 가슴에 품고, 그 원통함 어깨에 지고 어찌 사셨소.
차마 떨치지 못해 한우산 굽이굽이 구름되어,
찰비골짝 구석구석 바람되어 떠돌아 다니셨을 억울한 영혼들이시여.
넋이나마 부디 평안하시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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